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이야기

무리뉴 감독 경질된 진짜 이유

by 스토리아 2021. 4. 21.

한 때 스페셜 원으로 불리던 무리뉴 감독이 최근 몇 년간 명성에 걸맞는 성적을 내지 못한 이유, 맨유와 토트넘에서 경질된 진짜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세 무리뉴 감독
조세 무리뉴 감독

 

무리뉴 감독이 전격 경질된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아직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한 현실입니다.

정확한 경질 사유는 알 수 없지만 성적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수단과 불화가 있어도 성적이 잘 나왔다면 경질될 됐을 리가 없지요.

 

하지만 선수들을 잘 이끌지 못하는데 성적이 잘 나올 수는 없는것 같습니다.

축구도 사람이 하는 거니까요. 감독이 싫어 죽겠는데 경기장에서 감독 지시에 따라 죽어라 뛰는 선수는 없겠죠.

 

지난 10년 동안 무리뉴 감독의 경력을 보면 영광보다 굴욕의 순간이 더 많았습니다.

첼시에서 쫒겨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쫓겨났습니다. 이번에는 토트넘에서 쫓겨났네요. 

 

무리뉴 감독의 계약은 2023년까지인데 17개월만에 물러나게 됐습니다. 카라바오 컵 결승을 일주일도 안 남기고 거액의 위약금까지 지불하며 무리뉴 감독을 내친 토트넘.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거겠죠.

 

한때 축구계의 왕,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던 무리뉴 감독의 몰락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무리뉴가 더 이상 선수들을 자기 마음대로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예전에 무리뉴가 지휘한 선수들은 무리뉴 감독을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인테르에서 트레블을 함께 쟁취한 선수들이 바로 그랬죠. 

이 시기 무리뉴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데 탁월했습니다. 지금의 무리뉴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멘토에서 꼴 보기 싫은 직장상사가 되었습니다.

 

무리뉴는 수십 년 동안 동일한 진언을 선수들에게 반복했습니다. 신을 위해 전사가 돼라, 아니 무리뉴 자신을 위해 전사가 되라는 것이죠. 이게 더 이상 먹혀들어가지 않는 시대가 된 겁니다.

 

무리뉴가 한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수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요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MZ세대들 말이다. 그런데 소니는 그들과 너무 다르다.

소니는 '노 제너레이션 가이(No generation guy)'인 것 같다."

 

우리 손흥민 선수는 노 제너레이션 가이가 맞습니다.

자신의 팀의 감독에게 충성하는, 그가 어떤 사람이든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유일무이한 존재이지요,

 

무리뉴는 이제 더 이상 선수들을 자신을 위해 싸우는 전사로 만들지 못합니다.

손흥민 선수 본인의 인터뷰가 떠오르네요.

에버튼 전을 앞두고 손흥민 선수는 "우리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했죠.

경기 결과를 보면 손흥민 선수 외 다른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무리뉴는 패전 후 인터뷰에서 패전 이유로 "같은 감독 다른 선수들"이라고 했지만 그 '다른 선수들'은 실력이 달랐다기보다

마음이 달랐다는 걸 무리뉴만 몰랐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변화가 없는 과거에 고착된 전술에 있습니다.

무리뉴 감독의 상대 골문 앞에 버스 세우기 전술은 이제 존재 가치가 없어졌습니다. 

더 이상 그런 전술은 먹혀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용면에서 뿐만 아니라 결과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예전에는 결과라도 가져왔죠. 

 

스페셜 원(Special One)에서 노멀 원(Normal One)이 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2000 - 2010 무리뉴 전성시대

무리뉴 감독은 2004년 포르투, 2010년 인테르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2003년에는 포르투에서 유로파 리그를 우승했습니다. 첼시에서 연속으로 프리미어 리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인테르와 포르투에서도 두 번씩 리그 우승을 했습니다.

 

포르투갈, 영국, 이탈리아. 무리뉴는 가는 곳마다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던 시절이죠.

 

2012년 레알 마드리드, 2015년 첼시에서 리그 우승을 했고 201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유로파 리그 우승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리뉴 매직은 사라졌습니다.

 

그로부터 4년간은 실패의 시기였습니다. 모든 것이 달라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무리뉴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죠.

'무리뉴 숭배'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빛을 잃었습니다. 그동안 그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는 계속해서 성장했습니다. 

 

무리뉴는 자신을 개선한 적이 없고 자기 스타일을 바꾼 적이 없습니다. 아무런 새로운 실험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축구에 의문을 품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무리뉴가 처한 상황에 대한 설명입니다.

펩이 실험을 계속하는 동안 무리뉴는 자신을 복제했습니다.

 

무리뉴는 한 축구 클럽에서 방출되기 이전에 자기 자신으로부터 방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감독, 심지어 돌을 금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는 무리뉴의 이미지는 무너졌습니다.

 

무리뉴는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 나갈까요?

토트넘 초기에는 자신을 '험블 원'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냥 말 뿐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선수 탓을 하는 버릇도 여전했고요.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을 가지고 경기에 지고도 인터뷰에서 자신을 최고의 감독이라고 한 무리뉴입니다.

 

무리뉴가 진정한 성찰을 시간을 갖기를 바라봅니다.

인테르의 트래블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밀라노의 산 시로 경기장으로 직행하여

팬들과 기쁨을 나누었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한 사람으로서 무리뉴가 자기복제를 그만두고 새롭게 거듭나길 빌어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