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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이야기

미나리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이유

by 스토리아 2021. 4. 29.

윤여정 배우님이 2021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는 아이작 정 감독님의 작품입니다.

아이작 정(이하 존칭 생략) 감독은 미국에 이민한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죠. 콜로라도 출생입니다.

 

미나리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였지만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윤여정 님이 여우 조연상을 탄게 우리는 더 기쁘지만요 ^^

 

윤여정, 미나리 

 

미나리는 외국인에게는 정말 생소한 풀입니다. 그들은 전혀 모르는 풀이죠.

이번 영화를 계기로 외국 영화 평론가들이 미나리에 대해 공부한 바에 의하면 미나리는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며 거의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나리는 뿌리를 내린 땅과 물을 정화한다고 하네요.

 

저는 한국인으로써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미나리를 먹어왔고 미나리가 어디서 자라고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미나리는 3편의 다큐멘터리를 실패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영화를 그만두려고 한 아이작 정 감독에게 기적을 선물했습니다.

 

 

 

아이작 정 감독, 스티브 연, 윌 패튼, 미나리 세트장
아이작 정 감독, 스티브 연, 윌 패튼, 미나리 세트장

 

아이작 정 감독은 원래 개인사를 영화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그리 흥미로운 소재가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그는 르완다나 중국에 관심이 많아 그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더 이상 영화일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가족을 위해 안정된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써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죠.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자신의 딸에게 남기려고 했다고 합니다. 영화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딸이 대본이라도 읽었으면 했다네요.

 

"아칸소의 농부들의 이야기가 지루하게 들리더라도 상관 없어, 이건 내 이야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야기를 재밌게 만들기 위한 장치들을 고안했다고 하네요.

 

영화를 보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와 한국에서 온 할머니의 관계가 사람들을 웃기고 가슴을 찡하게 하기도 합니다.

 

 

 

 

 

손자인 데이비드는 (앨런 킴) 심장에 병을 가진 활기차고 매우 똑똑한 소년입니다. 부모님과 누나와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아칸소로 이사 왔습니다. 아버지 제이콥은(스티브 연) 한국 야채를 재배하는 농장을 만드는 꿈을 갖고 있죠,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 초반입니다.

 

데이비드는 가방에 신기한 한국 제품을 가득 담아가지고 온 이상한 할머니를 처음에는 거부하지만 곧 할머니와 친해집니다. 윤여정 님이 연기한 할머니는 쿠키도 만들지 못하고 손자에게 화투를 가르치고 욕이 입에 붙어있는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입니다. 

 

아칸소 하천의 협곡에 뿌리를 내리는 한국의 씨앗, 신비한 식물의 씨앗을 가져온 할머니. 

할머니는 손자에게 자신의 힘을 믿도록 가르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하수를 찾는 미국 사람 에피소드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제이콥은 나뭇가지를 들고 느낌으로 수원을 찾는 미국 사람을 무시하며 아들에게 '우리 한국 사람은 머리를 쓰는 사람들'이라고 하죠. 저는 미국 사람들이 머리를 쓰는 사람들, 즉 이성적인 사람들이고 한국 사람들이 직감에 의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서양인은 이성적이고 동양인은 보다 직관적이라고들 하잖아요.

영화 마지막에 반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스포가 될것 같아 생략합니다 ^^

 

그리고 농장일을 도와주는 미국인 이야기도 아이작 감독이 첨가한 재미를 위한 장치인 것 같습니다. 이 미국 사람도 매우 정말 굉장히 대단히 독특하거든요 ^^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미나리가 아카데미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후보였습니다.

영화 대사의 50% 이상이 외국어면 외국어 영화상 부분에서 경쟁하게 하는 헐리우드 규칙에도 불구하고 미나리가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이 아닌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른 이유는 제작자가 미국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미나리는 브래드 피트의 플랜B 가 제작했습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거의 다 한국어로 말하는데 어떻게 외국어 영화상이 아닌 본상 부분 후보에 올랐는지 의아했습니다.

 

미나리는 고전적인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줍니다. 데이비드의 부모는 닭 농장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일합니다. 고기 맛이 좋지 않고 알을 낳지 못하는 수탉을 골라내는 일을 하죠 (수탉은 폐기 처분됩니다 ㅠㅠ)

 

데이비드의 아버지인 제이콥은 자신의 농장을 갖는 게 꿈입니다. 비록 결혼 생활을 위험에 빠뜨리고 그들이 이룬 경제적인 안정을 희생하게 되더라도 말입니다.

 

감독은 이민자들이 미국에 막 도착해서 정착하고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다음 단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네요.

 

감독이 미나리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제이콥이 자아를 실현하는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제이콥은 자신의 행복과 성취감을 찾고자하는 인물입니다.

이민자든 아니든 모든 사람이 가족의 행복과 개인적인 성취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것이 미나리가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것이 바로 미나리가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겠지요.

미나리가 한국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에서 정착하는 걸 보여주었다면 아마 아카데미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겁니다.

 

미나리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그것이 바로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전 세계인이 미나리를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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